칼럼 (Colunm)

외데고르 : 22/23시즌 PL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유(feat. 아스날의 전술 변화)

London's column Factory 2023. 1. 20. 11:49

 

최근 전반기가 끝나가면서, 많은 매체들이 다루는 '현재 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는 누구인가', 또는 '이번 여름 리그 최고의 영입은 누구인가' 라는 주제에서 꾸준하게 마틴 외데고르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그만큼 현재 PL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외데고르는 이번시즌 아스날의 핵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6개월간의 임대 생활을 포함, 어느덧 아스날 소속으로 2년차에 접어든 외데고르는 이적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특히 올 시즌 리그에서 8골 5도움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외데고르는 팀 내 최다득점자 명단에도 오르면서, 아스날의 리그 1위자리 수성에 혁혁한 공을 쌓고 있는 중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마틴 외데고르가 22/23 시즌 어떠한 연유로 PL에서 최고에 가까운 활약을 펼치게 되었고, 이전 아스날에서의 모습과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이번 시즌 아스날의 변화된 전술 구조를 중심으로 외데고르의 변화된 역할을 통해 살펴볼 예정이다.


 

[ 0. 포지션 플레이(Position play) ]

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포지션 플레이에 대한 정의를 먼저 알고 들어가도록 하자.

포지션 플레이에 대한 정의를 먼저 설명하는 이유는, 시즌마다 이루어진 전술적 변화에서도 아르테타가 추구한 축구의 기본적 틀은 포지션 플레이 안에서 갖춰지기 때문이다. 이를 알고가는 것이 아스날의 전술적 변화에 대한 이유와 변화에서 들어난 장단점, 궁극적으로는 외데고르의 활약상에 대한 이유까지도 이해하기 용의할 것이다. 이에 대한 정의를 깊숙히 파고들지는 못하여도, 기본적인 활용 방법과 구조의 논리적 이유를 짧게나마 알고 가도록 하자.

먼저, 포지션 플레이는 ①공간들을 세분화 한 뒤, ②선수들이 특정 공간에서는 특정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 효율성을 높이고, ③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타 팀에 비해 약속된 상황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방법이다.

현재 현대축구는 "누가 공간을 더 잘 활용하나의 싸움"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수적 우위라는 것 역시 한정된 공간 안에서 발생하는 것이며, 질적 우위 또한 선수와의 1:1 상황에서 가치를 가진다. 이외에도 세컨볼 경합, 빌드업 등등 다양한 부분에서 공간활용의 중요성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포지션 플레이는 이를 극대화하기 위한 체계로 볼 수 있다.

필드를 페널티 에이리어를 제외한 10개의 공간으로 나눈 모습

 

그렇다면 포지션 플레이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까? 먼저, 포지션 플레이는 공간 활용의 극대화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을 기억해보자. 공간 활용의 극대화를 위해선, 선수들이 기본적으로 필드 대부분의 공간을 점유하는 것만큼 효율적인 방법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포지션 플레이의 진행에는 선수들이 공간을 세분화하여(①번 개념) 점유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이는 아르테타 감독이 2-3-5에 가까운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것에도 연관되어 있다. 위의 사진과 같이 공간을 10개로 분할해보면, 2-3-5 형태의 포메이션에서 1~10번까지 모든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는 '공간의 역할 분배'이다. 위의 상황처럼 공간의 세분화와 점유가 이루어졌다면, 각각의 특정 공간에서 선수들이 특정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 효율성을 높이는 것(②번 개념) 또한 가능해진다.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결코 한 자리에 머무를 수 없다.(피닝-Pinning과 같이 의도적으로 일정 공간에 선수를 고정시키는 경우도 존재하나, 이런 경우는 제외한다.) 따라서 한 선수가 움직인다면 그 자리를 매꾸기 위해 다른 선수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줘야 한다.

이때 공간의 역할 분배가 효과를 발휘한다. 공간마다 주어진 역할을 선수들이 모두 인지하는 상황이라면, 어떤 선수라도 자신이 점유한 공간 뿐만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도 정해진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된다. (물론 주어진 역할을 선수들이 '인지'하는 것과 '실행'하는 것은 명백한 차이가 있으며, 공간 사이의 거리 문제, 또 후방으로 갈 수록 안정성의 문제를 지니기 때문에, 모든 선수들의 스위칭이 자유롭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이러한 선수간의 지속적이고 유기적인 스위칭은 결국 상대 수비에 혼란을 가져오고, 이는 공간 창출로 이어지기 때문에 포지션 플레이의 기본 목적인 공간 활용의 극대화가 이루어진다.

뿐만 아니라 공간의 세분화와 점유가 이루어진 상황이라면, 단순한 스위칭을 넘어 선수들을 ④일정 공간으로 과부하시키거나, ⑤의도적으로 고정시키는 등, 선수들의 배치를 통해 상대 선수들을 끌어당기며 수동적으로 움직이게 만들고, 원하는 공간을 창출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이어 더해 공간을 넘어서 원하는 선수의 자유도 또한 조정할 수 있게 된다.



[ 1. 21/22 시즌의 전술 구조의 문제점 & 외데고르의 역할 ]

이제 본격적인 글을 시작해보자. 지난 21/22 시즌의 아스날은 4-2-3-1 형태의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하는 전술 구조를 가동했다. 다만 아스날의 실질적 포메이션인 2-3-5 또는 3-2-5 형태로 전환되는 과정속에, 2명의 피보테를 두는 4-2-3-1 포메이션은 대칭성에서 문제를 지녔고, 아스날의 좌,우 사이드백들은 완전히 다른 성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비대칭적 형태의 전술 구조가 짜여지게 되었다.

비대칭 구조 안에서, 공격적인 성향을 지닌 티어니가 좌측면으로 깊게 올라갔고, 이에 따라 마르티넬리, 외데고르가 좌우 하프스페이스로, 라카제트가 센트럴 스페이스를 점유하면서, 사카와 티어니가 좌우 측면공간을 점유하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반대로 후방 3선라인의 선수들은 좌측으로 이동해 2-3 형태의 안정적인 미드블럭을 형성. 이러한 형태를 위해 토미야스가 인버티드 풀백으로 지원하는 모습을 띄었다.

결과적으로 아스날은 21/22시즌, 이러한 비대칭적인 구조를 통해 2-3-5 또는 3-2-5에 가까운 포메이션을 정착시키는 것에 성공했다. 실제로 아르테타 감독의 포지션 플레이가 해당 시즌부터 재대로 된 효과를 누린 것을 생각한다면, 이는 성공적으로 볼 수 있는 시도였다.

4-2-3-1에서 비대칭 2-3-5의 형태로 변형된 모습, 해당 시즌 대부분의 경기에서 이러한 전술구조를 사용했다.


다만 이러한 비대칭적인 구조는 시즌을 거치며 적지 않은 단점이 들어났다. ①먼저, 티어니의 전진에서 발생한 문제이다. 티어니를 전진시키는 선택은 공격적인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동시에, 후방에서 영향력이 강한 토미야스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괜찮은 활용 방식으로 여겨졌다.

다만 티어니의 전진은 결과적으로 공,수 양면에서 문제를 일으켰다. 위치상으로 우측면에 위치한 사카와 다르게, 좌측면에 위치한 티어니는 전문 공격수가 아니였고, 크로스라는 단조로운 패턴만이 존재한 티어니의 전진은 좌측 공격의 단조로움을 유발했다. 다양한 패턴으로 선수들을 끌어내었던 사카와 달리, 티어니는 공격 상황마다 측면 공간에서 선수들을 끌어내지 못했고, 이는 끌어내지 못한 선수들이 좌측 하프스페이스에 위치한 마르티넬리에 견제를 하게 만들며, 좌측 하프스페이스의 활용도가 낮아지는 문제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졌다.

또한 티어니의 크로스를 통한 공격 패턴은 라카제트, 외데고르, 사카 등 신장이 작은 선수들로 구성 되어있는 아스날의 공격진 특성상 효과를 보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포지션 플레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공을 소유하고 전달하는 방식을 공들여 온 아스날에게, 티어니의 공격 방식은 전개 과정 대비 효율이 떨어졌다.

이러한 티어니의 전진은 수비 상황에서도 문제를 일으켰다. 수비수인 티어니가 전진하며 비운 자리는 후방에 위치한 선수들이 필연적으로 매꿔야 했고, 이 과정에서 좌측에 위치한 마갈량이스와 자카가 이를 커버했다. 다만 두 선수 모두 주력과 민첩성에서 어느정도 문제점을 지닌 선수들이고, 특히 티어니의 자리를 대부분 커버한 자카는 민첩성과 주력에 큰 단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좌측면의 수비 상황에서 여러 실책들이 발생하는 모습들이 자주 발생했다.

②다음으로 후방 빌드업 구조의 문제점이다. 아스날은 해당 시즌 마갈량이스-화이트(2), 자카-파티-토미야스(3)의 형태로 2-3에 가까운 모습을 만들며 후방 빌드업을 진행해왔다. 이때 아스날은 3선에 위치한 3명의 선수들의 위치를 조정해 가면서 사이 공간을 창출했고, 이때 생겨난 공간으로 공을 소유한 센터백이 전진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3선 선수들의 움직임으로 공간을 창출한 뒤, 공을 소유한 센터백이 전진하는 모습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빌드업은 최후방 수비수가 공을 소유하고 전진한다는 점에서 위험 부담을 가진다. 또한 센터백이 전진하는 과정에서 상대의 재압박이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이는 일정 라인에서 미드필더 또는 공격수가 내려와 공을 받고 운반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다만 이러한 보완 방식에도 앞서 말한 위험부담이 존재하기 때문에, 실수가 나올 경우 치명적인 공격 상황을 노출했다. 무엇보다도 두 센터백의 전진 능력 또한 차이가 존재했기 때문에, 이러한 패턴에 적응한 상대팀들은 전진 능력이 강한 한쪽 센터백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전진 능력이 떨어지는 다른 방향의 센터백이 공을 소유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특히 아스날의 챔스 진출 실패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37R 뉴캐슬전은, 이러한 문제점이 명확하게 들어난 경기였다.

그렇다면 앞서 설명한 지난 시즌의 전술 구조 문제는 외데고르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먼저 앞서 설명한 후방 빌드업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외데고르는 일정 라인으로 내려와 공을 받고 우측 하프스페이스와 측면에서 운반자 역할을 하게되는 경우가 잦았다. 이는 외데고르의 전방에서의 영향력이 약화되는 연쇄효과를 불러 일으켰는데, 21/22 시즌 외데고르의 경기 중 히트맵을 보면 이러한 부분이 눈에 띄게 들어난다.

외데고르의 경기 中 히트맵, 하프스페이스 지역만큼 우측면과 후방에서도 포지셔닝을 자주 가져간 모습


이에 더해 아스날이 비대칭적인 구조를 사용하면서, 티어니,자카와 같이 전문 공격수가 아님에도 높은 위치에 배치되거나 개인의 단점을 가리지 못한 선수들이 생겨났다.

결국 이러한 선수들은 다른 선수와 스위칭을 가져갈때 역할 수행에 있어서 문제를 보이게 되었다. 이는 유기적인 스위칭이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선수들이 한정된 포지셔닝을 가져가게 되는 문제로 이어졌다. 이로인해 외데고르 또한 우측 하프스페이스 혹은 측면에서 한정된 포지셔닝을 가져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2가지 문제점은 외데고르의 자유도를 간접적으로 제한하고, 결과적으로 장점을 가라는 형태로 이어졌다. 21/22시즌은 외데고르의 기용 방식에 어느정도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였다.


[ 2. 22/23 시즌의 전술 구조 & 외데고르의 역할]

앞선 시즌에서 기존 전술의 문제점들이 명확히 들어나면서, 22/23 시즌의 아스날은 새로운 영입생들과 함께 전술 구조의 대대적인 개편을 시행했다. 이미 지난시즌 후반기부터 4-3-3 포메이션의 가동을 시도하면서 어느정도 변화에 대한 조짐을 보인 아스날이였고, 첫 프리시즌 경기였던 뉘른베르크전부터 4-3-3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하는 달라진 전술구조를 사용하면서 본격적인 변화의 모습을 보였다.

앞서 설명한대로 아스날은 4-3-3 포메이션을 바탕으로하는 전술구조로 변화를 가져갔고, 이는 기존 비대칭 전술의 여러 단점들을 상쇄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들을 낳았다. 구조를 살펴보면 마르티넬리, 사카가 양 사이드 라인에, 자카와 외데고르가 좌우 하프스페이스를 점유하면서 센트럴 스페이스는 제주스가 점유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후방에서는 진첸코, 화이트가 인버티드 풀백의 롤을 수행하면서 2-3 형태의 구조를 형성했다.

전체적인 형태만 본다면 2-3-5 포메이션에서 변화가 없기에, 큰 차이가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선 어느정도 의문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기존 비대칭의 형태에서 가지고 있던 단점과 변화된 형태를 대비해 본다면, 이는 큰 차이로 다가온다.

4-3-3에서 대칭 2-3-5의 형태로 변형된 모습, 이전 비대칭 2-3-5와는 달리 많은 부분에서 안정성을 띈다.


① 첫번째로 티어니의 전진에 대한 문제이다. 티어니의 비대칭적인 활용은 공수 양면의 문제를 가졌었는데, 공격 상황에서는 전문 공격수가 아니라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었었다. 이는 티어니의 단조로운 공격 패턴과 함께 좌측 공격의 단조로움 유발, 좌측 하프스페이스의 활용 어려움이라는 문제로 이어졌었다. 그러나 이번시즌부터 티어니가 맡던 좌측 사이드라인의 공격에 마르티넬리가 투입되면서, 앞서 설명한 단점들이 상쇄되었다.

마르티넬리 또한 사카처럼 다양한 공격패턴을 시도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공격 상황에서의 단조로움 해결, 더 나아가서는 선수를 측면으로 끌어들여 좌측 하프스페이스의 활용 또한 용이해지는 효과를 낳았다. 결정적으로 마르티넬리가 전문 공격수인 점은, 이전과 달리 선수들이 주위 공간에 대한 역할 수행도 능숙해지면서 전방에서의 유기적인 스위칭이 가능해졌다.

수비상황에서도 이러한 구조의 장점은 명확했다. 티어니의 빈자리를 다른 선수들이 커버하는 것이 아닌, 수비수의 역할을 맏은 진첸코가 수비하기 때문에, 이는 비대칭 구조와 대비해 수비수들의 동선이 짧아지는 효과까지 가져오면서 좌측 수비의 안정성이 증가되는 효과를 낳게 되었다.

② 두번째로 후방 빌드업 구조에 관한 문제이다. 앞서 설명한 후방 빌드업의 구조는 최후방 수비수의 전진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어느정도의 위험 부담을 가진 방식이였다. 이러한 방식은 후방의 한정된 선수들만을 이용해 상대의 압박을 푸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였다. 물론, 21/22 시즌에도 라카제트와 외데고르같은 선수들이 후방으로 내려오는 장면들이 존재했지만, 이는 보통 1차 빌드업이 성공한 후 2차 빌드업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운반자의 역할로 내려오는 장면들이였다.(결국 1차 빌드업에서 센터백들의 직접 관여가 주 루트가 된다는 점은 적지않은 위험의 소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시즌부터 후방에 위치한 선수뿐만이 아닌, 다른 공간에 위치한 선수들이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장면이 많아지면서 이전보다 안정적인 빌드업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이부분에 대해서는 이적생 진첸코, 제주스가 지난시즌, 동포지션에 위치했던 티어니와 라카제트와는 다른 능력을 보여주면서 현 전술의 변화에 큰 역할을 수행중에 있다.

*두 장면 모두, 3선 선수들의 위치 변화로 상대 선수들을 끌어내면서 공간을 창출한다. 이는 상대가 수비하고 있는 선수의 견제를 위해 이동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이용한 것으로, 상대를 수동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은 우리 팀이 원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게 만든다.


먼저 진첸코의 빌드업 시 역할이다. 티어니와는 다르게 미드필더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진첸코는, 이전 토미야스가 맡았던 인버티드 윙백의 롤을 수행하면서 중원과 전방 사이의 또 다른 링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다만 지난 시즌 자카와 토미야스가 간헐적인 방식으로 중원을 지원했던 모습과 달리, 진첸코는 파티와 같은 선상에 위치해 직접적으로 파티의 부담을 덜어주고 빌드업을 도맡고 있다.

실제로 진첸코의 경기 당 스텟을 확인하면, 볼 터치 84.2회 / 하프라인을 넘어서는 패스 횟수 34.3회 / 파이널 써드에서의 패스 19회로 3가지 스텟 모두 팀 내에서 가장 높은 수치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진첸코가 중원으로 들어오는 움직임을 이용해 한쪽 측면을 과부화 시킨 뒤, 비어있는 우측, 또는 좌측 공간에서 양쪽 하프스페이스에 위치한 미드필더가 내려오는 방식의 빌드업 패턴 또한 자주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의 경우, 측면에서 공을 받은 미드필더가 완전히 자유로워지면서 전진과 패스에서 폭넓은 선택지를 가져갈 수 있다. 이는 미드필더가 내려오더라도 전방의 좌우 측면, 하프스페이스 공간에 선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전진하는 방향 또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공을 받은 미드필더의 온더볼 능력을 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빌드업 패턴 중 하나다.

다음으로 제주스의 빌드업 시 역할이다. 센트럴 스페이스에 위치한 제주스는 앞선 방법과는 약간의 차이점을 띈다. 먼저, 수비형 미드필더(T. 파티) 자리에 위치한 선수가 한쪽 측면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중원에 공간을 만들고, 그 자리를 제주스가 내려오면서 공을 받는 형태이다. 이때 공을 받는 제주스는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 뿐만 아니라, 상대팀의 센터백 두명을 잉여자원으로 만드는 역할까지 수행하게 된다.

혹여 상대 센터백중 한명이 제주스의 마킹을 위해 내려오더라도, 이는 수비 뒷공간에 대한 리스크를 가지기 때문에 다른 방식의 빌드업 패턴을 통해 재전진을 하거나, 뒷공간으로 빠르게 공을 보내는 방식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전술 변화가 외데고르에게 어떤 변화를 주었을까. 이는 지난 시즌, 외데고르의 활용에 제한되었던 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이전까지 측면과 좌측 하프스페이스 이외의 공간을 활용하기 힘들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전문 공격수와 미드필더의 기용 그리고 유연해진 후방빌드업의 구조로 원활해진 스위칭은 외데고르에게 많은 자유도를 부여했다.

이렇듯 외데고르가 중원 공간의 활용에 제약을 받지 않게 되자. 외데고르의 전방에서의 영향력이 크게 살아났다.

위와 같은 장면에서도 중원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모습이 들어난다. 각각 좌측 후방, 센트럴 스페이스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한 모습이다. 더이상 좌측의 한정적인 공간에 머무르지 않으면서, 외데로그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패싱능력과 연계능력이 크게 살아난 모습이다.

다음으로 외데고르의 후방 빌드업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은 점이다. 물론, 앞서 말한 변화된 후방빌드업 체계에서도, 우측 측면으로 외데고르가 내려오며 공을 받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이 시즌 전체적으로 이루어지진 않았다.

외데고르의 경기 中 히트맵, 지난 시즌과 달리 전방에 넖게 분포된 모습

다만, 변화된 빌드업 체계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진첸코와 제주스가 부상을 당하자, 전술적 수정을 통해 외데고르는 조금 더 높은 위치에서 뛰게 되었다. 이로인해 외데고르가 전방 지역에서 많이 활동하게 되었고 앞서 말한 장점이 크게 부각된 모습이 많았다. 실제로 진첸코와 제주스가 같이 뛴 경기에서, 외데고르는 전체 13개의 공격 포인트중 단 2개의 공격 포인트만을 기록했다.



사실 위 전술적 요소들을 외데고르 개인과 연결 지어 그 활약상을 자세히 분석하는 것을 염두에 두면서 칼럼 작성을 시작하였지만, 쓰다 보니 전술 파트의 너무 양이 많아져 선수 개인에 대한 부분들이 짧아진 부분도 존재하는것 같다.

현재 외데고르는 아스날과 함께 개인의 퍼포먼스 면에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물론 이 선수가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주발 의존도가 꽤 높은 편이고, 이것이 전개 방향 제한과 템포 끌림이라는 한계로 이어지기도 하나, 약발 터치 장면들로 미루어보아 시즌을 치루는 동안 개선의 여지도 있어 보인다.

단기간에 이러한 단점을 줄이는 것이 쉬워보이지는 않지만, 외데고르가 처음 임대되었던 20/21시즌과 비교했을때, 개인 기량의 성장도 외데고르의 현재 모습에 큰 기여를 한만큼, 외데고르가 차후 아스날에서 커리어를 보내는동안 충분히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 아스날과 외데고르가 좋은 모습을 유지하길 바라며 글을 마치겠다.